내 계획대로 였으면 아마도 채색에 다 들어갔을 때인데.. 아쉽지만 일주일동안 강제 휴식이 생겨버렸다.
제대로 된 휴식을 가져본 적이 없던 것 같은데 코로나덕분이라고 해야할지.. 정말 푹 쉰 건 간만인 것 같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일주일 동안 보고 싶은 것도 다보고.. (물론 3일정도까지는 너무 아파서 저세상에 다녀온 기분이였다...) 최대한 자극안가는 음식을 먹으려고 했고, 좋은 습관이 생겼다면 물을 엄청 마시게 됬다는 거..? 그래도 안아픈 게 최고다. 스케줄이 엄청나게 밀렸기 때문에 격리 해제날이 두렵기도 하다..
아마 학교에서 살 것 같긴한데 뭐 어쩌겠냐..!! 푹쉰만큼 열심히 달려야지 또.
풀리게 되면 바로 장지 부터 붙이는 작업과 아교포수/ 스케치 옮기고 배경색 칠하기 이게 내 이번 주 목표다.
(한표기 과제 한에서) 수묵작업은 마무리가 2주..도 안남았기 때문에 정말 달려야한다. 중간 고사 시즌에 아플 게 뭐람 정말... 정신이 없지만, 나만의 템포를 얼른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작정 달렸다가 그림이 마음에 안드는 최악의 상황은 겪고 싶지 않으니.. 얼른 격리 해제 날이 왔으면
동그란 원형 판넬은 제작 과정에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기다려야하는 기간이 긴 편이다. 학기 초이다 보니 각각 화방에서 주문이 밀려 제때 들어가는 데에 제약이 많이 생겼었다.
그 중 인사동에 있는 미로화방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는데 여기는 미리 원형 화판을 만들어 놓기도 하고 제작도 빠른 편인 것 같았다. 앞으로 원형이 필요하게 되면 이쪽을 이용할 것 같다.
택배로 보내주시긴 하지만 그래도 뽁뽁이에 많이 감싸서 보내주셔서 초배지에는 문제가 없었다.
원형이다 보니 장지를 붙일 때 해바라기 처럼 끝부분을 잘라 붙이면 된다.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들어가게 되면 풀칠하다가 밀려 자른 부분이 화면에 밀려 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나 역시 2장을 버렸다..
크기가 작은 20센치를 골랐기 때문에 집에 들고가서 작업하기에 좋았다. 원래 30센치를 원하긴 했으나 이번에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 가격이 부담이 되어 살짝 작은 호수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모과에게는 파인애플 같은 다양한 묘사 거리가 없기도 했고 작은 호수가 더 잘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 바꾸게 되었다.
오랜만에 분채를 꺼내서 작업을 시작했다. 대략적으로 5겹이상 겹쳐줄 것 같다. 그리고 배경은 모과의 잎색을 생각해서 노란끼 섞인 초록을 배경으로 두려고 한다.
책상이 좀 더럽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요즘 과제가 너무 많아서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늘 과제를 붙잡고 있다. 지치긴 하지만 모과를 그릴 때만큼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예쁜 색깔에 힐링을 하면서 그리게 된다. 모과의 향기도 같이 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빛깔이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분채에 없는 색은 과슈의 도움을 받았다. 분채는 확실히 더 두껍고 쌓아지는 느낌이 강하다면 과슈는 살짝 흰끼가 돌면서 마르면서 주변이 잡히는 현상이 생겼다. 둘이 비슷하지만 막상 직접 써보니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모과에서 느껴지는 초록 빛깔 부터 붉은 빛까지 갈색 점들의 부분부분들도 포함했다.
이번 작업을 통해 멀리서 보면 저게 무슨 과일인 지 알기 쉽지 않도록 확대해서 그리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더 모과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위해서. 모과가 가진 몸통의 곡선과 꼭지 부분에서 정면으로 바라볼때의 몸통의 곡선, 아예 알아볼 수 없는 모과의 표면을 보며 유추하게도 만들고, 색감의 오묘함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매번 울퉁불퉁 못생긴 모과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만큼 좀 더 가까이 이것만의 특징과 매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두색감은 3번 정도 깔아준 상태다. 너무 많이 올리면 모과보다 무거워 질 것 같아서 지금에 만족하려고 한다. 모과는 격리가 풀리고 나서 2-3주 동안 집에서 틈틈히 올린 작업이다. 작업일지를 통해서 한번에 읽을 수 있게 모과는 과정을 한 페이지에 담았다. 아쉬운 부분은 종이를 붙이는 사진과 스케치 사진이 없는 것이다. 물론 스케치는 크기가 작고 그릴 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들어가는데 부담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