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구성하면서 많은 영감과 에너지를 주신 작가님은 신채희 작가님이다.
신채희의 일상적 소재를 마구 소집해 마치 일기를 쓰듯 그려낸다. 일기처럼 객관적인 사실이 주관적으로 해석되는 과정에서 변형되는 기억을 시각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노트 중
<엄마가 나에게 준 음식들>
먹거나 먹지 않아도 상관없는 음식을 엄마가 준다면 왠지 꼭 먹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엄마가 주는 음식을 먹어온 행위가 관성처럼 남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가 주는 음식을 먹는 나날보다 앞으로 내가 스스로 음식을 챙겨 먹어야 하는 나날이 많아진다. 언젠가 엄마가 나에게 물었다. 나중에 엄마를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음식이 있어야 할 텐데, 하고. 나는 대번 김밥이니 김치찌개이니 몇 가지 음식을 말했다.
사실 나는 엄마를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엄마가 준 사소한 음식을 그린다. 내가 먼저일지 엄마가 먼저일지 모르지만, 사람은 꼭 죽는 운명이고, 사후에 기억을 가져갈 수 있다면 나는 엄마와 같이 먹은 음식의 기억을 가지고 가고 싶다. 그렇다면 혼자 떠나는 길에도 엄마가 준 복숭아, 멜론, 체리 같은 것들을 먹으며 엄마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니 나는 분명 외롭거나 무섭지 않을 것이다.
사진 출처 신채희작가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ayohuman/
나와 같이 단순함에서 기록을 가져오기 때문에 참고할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한 정형적인 형태와 음식의 조화를 작가의 선에서 조절하는 그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사람이 보는 시선에 따라서 음식에 대한 추억을 논할 수 있는 것 또한 재밌는 해석이 될 것 같아 시선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는 방법과 향을 맡고 기억을 떠오를 수 있는 작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모과를 대상으로 그림을 그릴 때 모과의 향을 같이 디피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많이 남긴 채 기말 발표를 진행했다. 기말 발표는 다음에 적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