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전시를 위해 달렸던 1년의 느낀점 + 졸업전시 후기
2024년도 나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졸업전시를 하게 되었다. 벌써 4년의 대장정을 끝내고 학부를 마치는 전시를 하게 되는 것이 진짜 믿기지 않았다. 이번 1년동안은 정말 후회없이 그림을 그리겠노라고 다짐한 만큼.. 잔뜩 만들어낸 에스키스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했고, 재밌게 즐기면서 작업을 해왔다.(뿌듯)
큰작업 11개에 작은 그림들 24개 정도 한 것 같은데 사실 만족을 하진 않지만 최선은 다했다는 건 분명하다. 여름방학때는 5시에 에어컨이 꺼졌다. 6층인 우리 과실은 점점 태양열에 데워지면서 구슬땀이 주륵주륵 흘러 내리기 떄문에 8시에는 탈출하곤 했다. 추석때도 되게 더웠었는데, 빨간날이라 에어컨이 나오는 날도 아니였다. 에어컨도 안나오는 곳에서 다같이 얼굴 벌개지면서 박박 그렸던 그기억, 복도도 너무 더워서 땀이 뚝뚝 떨어지던 그날들... 지금 생각해보니 다 추억이다.ㅎㅎ (난 참고로 여름을 더 좋아한다.) 작업을 하면서도 부담이 있었지만 즐기기도 했다. 나 하고 싶은 거 다해야지. 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진짜... 다하려고 노력했음!! ( 아쉽게도 책은 못만들었지만..)
여기에 졸준위를 같이 진행을 해서 정신이 없긴 했으나..(선택지가 없었다. 한국화 졸업생이 5명이였기 때문에..) 항상 느끼지만 경험 하지 않으면 배우지 못했을 감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이다. 졸준위 중에서도 인스타 담당을 했었고, 나는 작업영상을 찍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 릴스를 통해서 전시 홍보도 하고 일상도 기록하는 걸 담아냈다. 팔로워도 늘고 만드는 나도 즐거웠기 때문에 역할이 잘 맞았던 거 같다. 물론 내 작업도 열심히 올리면서 영상으로 나를 알리는 부분들을 노력했던 것 같다. 유튜브에도 같이 릴스를 올리기 시작했으니.. 포스터도 붙이러 다니고 행거도 붙이고 갤러리에 도록 돌리고 다른 부원들도 홍보하기 위해 페이지도 만들고 디자인도 하고 매우매우 고생이 많았다. 진짜 졸준위는 해보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만약 고민 중이라면 추천.. 힘들긴 한데 배울 수 있는 게 참 많다. 돈 관리도, 알아야하는 것도, 필요한 게 이렇게나 있었나 싶을 정도로 체계적이여야하는 전시들이... 전시를 준비해주시는 분들에게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 나도 꼭 초대받고 인정받는 작가가 되어서 전시에 최선을 다하시는 분들과 일해봐야지.
작업에서도 포인트를 잡아내는 것. 더 힘을 주고 푸는 것. 색감의 깊이성과 다양성에 더 몰두할 수 있었고, 한정되었던 영역이 열리는 느낌을 받곤 했다. 작업은 배울 게 끝없이 많다. 그리고 계속 발전이 된다. 난 이부분이 너무 재밌고... 짜릿하다. 내 성격이 꾸준한 편이고, 잘 무언가에 질리는 편이 아니다.( 아침 미숫가루 3년, 요즘은 아침에 사과에 땅콩버터,그래놀라 1년 반 정도 먹고있음) 이런 부분들이 작업할 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물론 단점도 있다. 하던거에 대한 안정성이 있다보니 계속 했던 그림을 그리게 되는 느낌을 어느 순간 받았고, 교수님께서도 그부분을 말씀하셨다.(진짜 딱 들킨 느낌) 쌓여가기도 하겠지만.. 고여있기도 하겠구나 싶어서 재료도 바꾸면서 벗어나기 위해 러프한 작업도 하고 추상화도 하고,, 발버둥아닌 발버둥을 치면서 허우적 거리는 시간도 가졌다. 사실 이감정은 졸전이후에 느꼈던 거고ㅎ 밑에는 졸전 후기를 적을꺼니까 밑에서는 전시때 감정을 적겠다. 그래서 요즘은 사람은 변화가 필요하고 경험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해외로 가서 작업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점점 커진다. 너무 안주하는 삶인 것 같아서.. (자대로 대학원 가는 내가 할말인가 싶기도 ..)
이번에 졸전을 하는 동기들이 다들 잘 따라와줘서 큰 문제 없이 전시는 진행이 되었다. 사실 작년 오픈스튜디오가 더 정신 없었던 것 같은 느낌.. 그때 내가 학생회 학생위원장이라 더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정말 학교 열심히 다녔군.. 한국화는 사람이 적어서 서양화 친구들 중 작업 분위기가 잘 맞는 경우 2명 정도 그림이 더 넘어왔었다. 근데 전시 흐름이 잘 읽히는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음! 노란 핀 조명에 살짝 어두운 주변이 집중력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 좋았다. (그림을 하나만 걸었던게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깔끔했다.
분명히 한 그림을 8개월 넘게도 그려보고 가볍게도 그려보고 하면서 막판에는 그래도 이정도면 졸전에 걸 수 있겠는데? 싶었다. 그래서 더 자신감도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이 그림을 보러 와줬으면 좋겠고.. 등등 많은 감정을 받았었다. 전시 내내 작업을 설명을 하는 글도 정리가 되면서 관람자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 더 흥미를 느낄까.. 같은 다양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작가라는 타이틀에 감정이 뿜뿜 살면서 자존감이 솟구쳤던 순간도 있었다. 노력한만큼 알아주셨으면~ 이러면서 씰룩 거리며 뒤에서 보고 있는 내가.. 슥 지나가면 임펙트가 없었나? 싶으면서 쭈글 거렸던 내가 이렇게 감정이 흔들리나 싶어서 힘들기도 했다. 다들 취향은 다른건데 말이지. 이런 경험이 쌓여야 더 단단해지고 내 작업을 좋아하는 분들이 뭉쳐질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에스키스를 짜고 구상을 하고... 고민을 한다.
지금 다시 작업을 보면 너무 아쉽다. 작업을 다시 하면 어떻게 그리려나 싶기도 하고 작업 양이 너무 아쉽기도 하고.. 원래 욕심은 끝이 없지만ㅎㅎ 너무 정형적이지 않게 풀어내기 위해 우연적인 방법을 통해 내 구상력과 합치는 작업을 요즘 하려고 한다. 물론 대학원 진학 전 2월은 작업실이 없다.(진짜 절망적) 그래서 요즘은 에스키스 짜고, 작업 관련 책읽고, 드로잉 하면서 입학전 내적으로 아이디어를 쌓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날씨 탓은 아니지만 확실히 학기 중보다 전시를 못보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하고..(그래서 전시를 보는 수업을 들었었다. 나에겐 너무 필요했음.) 인풋 아웃풋이 필요한 만큼 많이 머리에, 눈에 넣고 싶다.
앞으로의 다짐까지 쓰고 싶었는데 너무너무 길어져 버렸다.. 머쓱.. 시간이 좀 지나서 미화가 되었을 수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감정은 이랬던 것 같고, 요즘 매우매우 혼란스럽고 고민많은 앞으로의 내 인생이 궁금하다..ㅎㅎㅎ 내 주변도 다들 그러고 있는데 이 시기가 유독 그런가보다. 개강 직전에 다짐도 남기도록 하겠어..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다음에도 보러와주세요ㅎ